열린책들 로고 열린책들 슬로건
홈 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맵 영문 문의게시판
 
 
 
 
경제 규칙 다시 쓰기
조지프 스티글리츠
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서울 선언
김시덕
열린책들 도서목록
 
Home > 열린책들 > 새로 나온 책
새로나온책  
 
수전노 외(L’Avare, ou l’École du mensonge)
몰리에르(Molière)
신정아
열린책들
2021년 09월 15일
견장정 / 424 면
978-89-329-1273-8 04860
고전 / 프랑스 문학 / 희곡
12,800
 
 
 

천재 극작가이자 희극 배우 몰리에르,
고전 희극을 완성한 그의 대표적 문제작들
「수전노」, 「남편들의 학교」, 「아내들의 학교」


프랑스 고전 희극의 출발점이자 완성자로 일컬어지는 몰리에르의 희곡을 엄선한 선집 『수전노 외』가 한국외국어대 프랑스학과 신정아 교수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73번째 책이다.
영국에는 셰익스피어가 있고 독일에는 브레히트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천재적인 극작가이자 희극 배우인 몰리에르가 있다. 또한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계에 토니상이 있고 영국 공연계에 올리비에상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몰리에르상이 있다. 이 두 가지만 살펴봐도 시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몰리에르의 위상을 어느 정도 실감할 수 있다.

오늘날 고전 희극의 대가로 칭송받는 몰리에르는 생전부터 궁정과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한편으론 끝없는 파격과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제적 작가였다. 당시 희극은 연극사에서 중세부터 이어진 대중 소극(笑劇)의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에 비극에 비해 단편적이고 저속한 것으로 취급받던 장르였다. 몰리에르는 웃음을 유발하는 소극의 요소들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형식과 내용의 다양한 혁신을 통해 희극을 비극에 버금가는 위치로 끌어 올렸으며, <즐겁게 하면서 교훈을 준다>는 고전주의 연극의 대원칙을 직접 실천해 보였다. 웃음 속에 숨어 있는 신랄한 풍자로 인간의 본성과 위선을 파헤치고, 당대의 세태와 풍속도를 예리한 필치로 그려 냈다. 이 책에 실린 세 작품 「수전노」, 「남편들의 학교」, 「아내들의 학교」 는 형식으로 연극사를 바꾸고 내용으로 사회 전체를 뒤흔든 그의 가장 강렬한 문제작들로서, 대중성과 도덕성이 조화롭게 버무려진 몰리에르식 고전 희극의 특징을 한눈에 보여 준다. 특히 「남편들의 학교」는 그동안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작품으로, 이번에 완성도 있는 번역으로 국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열린책들에서는 몰리에르의 또 다른 대표작들인 「타르튀프」, 「동 쥐앙」, 「인간 혐오자」를 수록한 선집 역시 세계문학 시리즈로 출간한 바 있다.
「수전노」는 몰리에르가 이미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스스로의 연극 세계를 확장시키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시기에 공연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또한 무엇보다 주인공 아르파공의 욕망과 집착이 부각되는 성격희극의 대표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몰리에르는 당시 경직되고 전형적인 인물들로 구성된 소극의 극작법을 넘어서서, 인물의 성격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보편적인 인간 본성을 담아낼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인물형을 만들고자 했다. 수전노인 주인공 아르파공에게 돈은 친구이자 목숨이며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다. 자식들보다 돈이 중하니, 아르파공은 아들과 딸까지 돈 많은 과부와 홀아비에게 보내 버리려고 하는데, 아들과 딸의 연인들에 대한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반전과 재미를 거듭한다. 이 작품은 최초의 산문 5막극으로, 그 형식적인 파격성으로 당대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학교>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남편들의 학교」와 「아내들의 학교」는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차이를 두고 공연된 작품으로, 각각 운문 3막극과 5막극 형식으로 되어 있다. 특히 「아내들의 학교」는 몰리에르 작품 세계의 발전사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데, 당시 <위대한> 비극의 형식으로 간주되던 운문 5막극 형식을 희극에 적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비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대한 희극>, 곧 <대희극grande comédie>의 탄생을 알렸기 때문이다. 운을 맞춰 이어지는 아름답고 수려한 장문의 대사들은 그동안 비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운문의 묘미를 전달함에 부족함이 없었다. 두 작품은 줄거리가 비슷한데, 어린 여자아이를 맡아 키운 양부가 결혼할 나이가 된 그 아이를 자기 뜻대로 아내로 삼으려 하고, 순진한 줄로만 알았던 그녀가 기지를 발휘함으로써 이기적이고 억압적인 늙은 양부를 골탕 먹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에 성공한다는 이야기이다. 오늘날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재를 제공하는 이 작품들은 공연된 당시에 <풍습을 교란>한다며 지탄을 받았다.

프랑스의 국립 극장 코메디 프랑세즈는 오늘날 <몰리에르의 집>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코메디 프랑세즈에 등록된 1,000여 명의 작가 중 가장 많이 공연된 작가는 단연코 몰리에르로, 총 공연 횟수가 장장 3만 3,400여 회에 달한다. 그만큼 프랑스인들이 가장 사랑해 온 극작가인 몰리에르는 비단 극작가로서뿐만 아니라 뛰어난 배우이자 연출가요 극단주로서, 그야말로 〈총체적 연극인〉의 삶을 살았다. 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풍요로운 유년 시절을 보냈으나 연극에 대한 열정에 사로잡혀 21세에 안락한 부르주아의 생활을 포기하고 연극인의 삶에 뛰어든 이후, 53세의 나이에 본인의 작품을 공연한 직후 쓰러져 피를 토하고 사망할 때까지 그의 인생은 오롯이 연극을 위해 바쳐진 세월이었다. 그것은 그에게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던 세상에 맞서 연극인으로서 자신의 꿈과 재능을 증명하고자, 또 끊임없는 혁신으로 연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고군분투했던 투쟁의 시간들이기도 했다. 이 책의 실린 작품들은 그의 가장 강렬한 투쟁의 흔적들을 보여 주는 궤적들이다.

이 책의 번역자 신정아 교수는 몰리에르 특유의 신랄한 풍자와 우스꽝스러운 표현을 적절하고 자연스러운 우리말로 능숙하게 옮겼다. 번역 원본으로는 주로 1989년 보르다스에서 출간된 몰리에르 전집을 사용했다.
 
열린책들
열린책들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