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노르만 올러 도스토옙스키의 철도, 칼, 그림 석영중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3 열린책들 도서목록 Download

Home > 열린책들 > 새로 나온 책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상)(Sur la terre comme au ciel) 르네 벨레토( Rene Belleto) 우종길 열린책들 1995년 10월 05일 A5 / 264 면 89-329-0118-X 오늘의 세계문학,벨레토 4,500 원 [절판]     유능한 기타리스트이고 영화광인 다비드 오르페는 은사의 소개로 리옹의 부유한 사업가인 그레함과 쥘리아 톰스데이 부부의 딸 비비안에게 기타 개인 지도를 하게 된다. 열린책들에서 『기계』에 이어 르네 벨레토의 장편 소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를 출간하였다. 프랑스 리옹 출신의 르네 벨레토는 이민 2세로 리옹 교외의 빈민가에서 자라났다. 플라멩코를 자장가처럼 들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작품 속에서 늘 프랑스 이민 사회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뛰어난 음악적 감수성으로 그의 글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 주고 있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또한 추리 기법을 이용한 줄거리의 전개와 글 전편을 통해 흐르는 기타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재미있고 유익한 글>을 읽으려는 독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것이다. 1.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줄거리 유능한 기타리스트이고 영화광인 다비드 오르페는 은사의 소개로 리옹의 부유한 사업가인 그레함과 쥘리아 톰스데이 부부의 딸 비비안에게 기타 개인 지도를 하게 된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쥘리아 톰스데이는 그를 유혹하고, 그레함 톰스데이는 그에게 은근한 관심을 가지는 등 세 식구 모두가 그의 환심을 사려 한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매력적인 그 가족들 사이에는 알 수 없는 거리감이 있다. 쥘리아는 다비드를 만난 그날 그의 정부가 되고, 그들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부부는 비비안을 낳자마자 별거하였다가 12년 만에 결합하여 이제 3년여가 지났다고 한다. 그들의 만남 이후로 누군가 다비드를 감시하고 뒤를 밟다가 결국 어느 날 밤 그를 습격한다. 위기의 순간에 한 사람이 나타나 그를 구해 주고 그 일을 인연으로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다니엘 포레스트라는 다비드의 은인은 자신이 살인 청부업자라고 밝히며 이 강도 행각이 그의 목숨을 노렸다거나 돈을 훔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의 손을 다치게 하여 기타 교습을 못 하게 하려는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혹시 교습하는 집 중에 그와 관계를 갖는 부인이 있다면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처음에는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하던 다비드는 쥘리아와 자신이 관계를 갖는 장면을 찍은 비디오 테이프가 배달되어 오자 다니엘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다니엘은 처음부터 다비드에게 자신의 전부를 바치며 다비드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기를 바라지만 다비드는 그를 일종의 과대 망상증 환자라고 생각한다. 자기를 조금씩 더 노출시키던 다니엘은 리옹에는 <계약>을 이행하기 위하여 왔으며 그 대상이 그레한 톰스데이이고 또 자기를 고용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톰스데이가 사들인 산타 마리아 호의 나침반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한편 톰스데이 가족의 이웃집에 이사 온 에드비쥬라는 여인은 다비드와 바찬가지로 영화광이며 타인의 삶을 구경하는 것이 삶의 방식인 기이한 여인이다. 에드비쥬는 얼굴 양면이 서로 달라 한쪽은 아름답고 매혹적이나 다른 쪽은 일그러진 듯하고 어딘지 균형이 맞지 않는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녀가 무비 카메라와 비디오 녹화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기에게 배달되어 온 비디오 테이프를 혹시 에드비쥬가 찍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는다. 계속 신변의 위험을 느끼던 다비드는 다니엘과 함께 파리로 여행을 가고, 파리에서 다니엘이 그의 고용주와 수수께끼 같은 만남을 가지는 동안 다비드는 <조사>를 벌인다. 그의 어린 제자 비비안에게서 그녀가 열두 살 때 누군가에게 마약 주사를 맞고 강간을 당했다는 고백을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일은 거의 기억나지 않고 다만 어렴풋이 정신이 든 아침에 바르바리아 오르간 연주를 들었다는 것만을 기억한다고 했다. 우연히 바르바리아 오르간 연주를 듣게 된 다비드는 여러 사람을 거쳐 3년 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추적을 한 결과 그 파렴치한 강간범이 바로 비비안의 아빠 그레함 톰스데이라는 것은 알게 된다. 다비드와 다니엘은 리옹으로 돌아온다. 다니엘은 끈질기게 다비드가 자신을 믿어 주도록 애쓰지만 다비드는 여전히 그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쥘리아를 만나지 말라는 그의 말을 충고를 무시한 채 남편이 출장을 가고 없다는 쥘리아의 집으로 간다. 그러나 그레함 톰스데이는 집에 있었고 쥘리아와 다비드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며 다비드를 총으로 쏘려고 한다. 정원으로 도망쳐 나간 다비드는 다니엘이 준 권총을 꺼내어 계속 쫓아오는 그레함 톰스데이를 쏜다. 약에 취해 잠들어 있던 쥘리아는 깨어난 후 뒷수습을 하고 강도가 들어 남편을 죽인 것처럼 꾸민다. 금고를 열어 그 속에 있던 나침반을 다비드에게 주고 주위를 어지럽힌 후 경찰을 부른다. 나중에 다비드를 만난 다니엘은 나침반을 가지고 있는 자를 죽이고 나침반을 빼앗으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돕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다비드는 비비안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니엘을 의심하고, 다니엘과 비비안이 한 건물에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하자 모든 것이 다니엘이 꾸민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그레함 톰스데이가 죽는 장면이 찍힌 비디오 테이프가 배달되어 오자 쥘리아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이 두렵다며 옛 애인이 있는 튀니지로 떠난다. 다비드의 집에서 다시 만난 다니엘은 자기가 수행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며 다비드에게 총을 겨누고, 함께 총을 겨누며 다니엘을 설득하려던 다비드는 다니엘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을 보고 총을 쏘아 다니엘을 죽이게 된다. 다니엘은 빈 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다비드는 폭발물을 구해 다니엘과 집을 한꺼번에 날려 보내고 자신이 죽은 듯이 행동한다. 다니엘 대신 나침반을 의뢰인의 주소로 보낸 다비드는 정말로 사례금을 전달받고 이것이 진실인지 다니엘이 교묘하게 꾸며놓은 것인지 의혹을 갖는다. 에드비쥬의 집을 찾은 다비드는 위안을 얻고 두 번째 비디오 테이프를 에드비쥬가 보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끝까지 돌려 본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정말 그레함 톰스데이를 죽인 것은 쥘리아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새로운 신분증으로 자신을 감춘 다비드는 그 동안 가련하게 여겨 왔던 고혹적인 소녀 비비안과 함께 어머니의 고향 스페인으로 떠난다. 2.『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해외 서평 발췌 -J. D. W., 「렉스프레스」 -P. R., 「엘」 -미셸 뉘리사니, 「피가로」 -프랑수아 누리시에 -파트릭 그랑빌, 「VSD」 -피에르 르파프, 「텔레라마」 -장 폴 모렐, 「르 마탱 드 파리」 -장 프뢰스티에, 「르 누벨 옵세바퇴르」 -장 미셀 모푸아, 「캥젠 리테레트」 -앙드레 클라벨, 「레 누벨 리테레테」 다른 소설들처럼 평범하게 시작할 것, 글쓰기의 선명성을 유지한 채로 복잡한 줄거리를 짤 것, 사실주의를 피하고 기이함과 엉뚱함을 도입시킬 것, 근거 없는 결말로 소설을 끝낼 것. 르네 벨레토는 독자로 하여금 이것을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고 줄곧 독자를 유혹하고 호기심을 자극한다. 벨레토는 추리 소설과 악당 소설의 중간적인 소설이라는 매우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장르를 개척했다. 살인, 권총, 아름다운 여인들, 폭발물, 마이크로필름 등 상투적인 재료를 놀랍도록 신기하게 보이도록 요리해 놓았다. 벨레토는 험난한 모험으로 줄거리를 마구 복잡하게 얽어서 상처받기 쉬운 것, 우리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 강박 관념, 비현실 적인 것을 우리의 마음속에다가 휘저어 놓는다. 우리의 두려움과 공상이 어느새 파란만장한 줄거리의 새로운 전개를 명령하고 있다. 살해당하는 살인자의 이야기이며 약간은 첩보물 냄새도 나는 이 소설은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거짓말 같아서 기이하고 매력적인 효과를 낸다. 비장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여러 가지 모험 속에서 숨막히는 추리 소설의 속도감을 유지하며, 우여곡절과 상상의 세계가 난무한다. 독자가 침을 흘리다 못해 어린애처럼 억제할 수 없는 독서욕을 되찾을 때까지 뒤흔들어 놓는다. 주인공 다비드 오르페는 젊고 잘생긴 남자다. 이 책에는 그가 겪는 일상 생활의 우울하고 혹은 재미 있는 수많은 내용들이 소개된다. 다비드는 얼마 전 그의 애인 세실과 헤어진 참이다. 그는 영화광이고 기타광이다. 그에게는 여러 가지 기벽과 변덕이 있다. 비극적인 고독을 끊임 없이 익살로 바꾸어 놓는 그의 시각은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다비드는 매혹적인 열다섯 살의 소녀 비비안 톰스데이에게 기타 개인 지도를 해준다. 제자의 엄마는 다짜고짜 정열에 불타올라 다비드를 유혹하고 아빠는 매력적인 탐욕가이다. 온 가족이 다비드를 애지중지하고 그는 덫에 걸려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그러나 광기와 열기로 가득한 이 이야기의 결과는 끝까지 가보아야 결말을 알 수 있다. 극심한 암투의 대상인 마이크로필름과 살인 청부업자로 다비드를 돕는 다니엘, 다비드와 쥘리아를 감시하는 듯 보이는 이웃집 여인 에드비쥬 때문에 서스펜스는 배가되며, 충격적인 강간과 근친상간 사건들이 노출된다. 이 복합적인 상황에서 범인은 누구인가? 다비드와 감정상의 자멸적인 거울 게임을 계속 펼치는 다니엘인가, 아니면 하늘과 땅처럼 스타와 불구자의 면모를 얼굴 양쪽에 가지고 있는 에드비쥬인가? 등장 인물들의 신분을 혼란스럽게 뒤섞어 놓고 정신을 어지럽히는 이 소설은 여간한 칵테일이 아니다! 그 미로의 끝에서는 재탄생이 이루어진다. 다비드는 에덴 동산에 대한 갈증에 사로잡힌다. 보물섬과 기적을 열망한다. 그는 엄청난 연약한과 수많은 익살극 사이를 왕래하는 험프리 보가트적 엄지 왕자다. 사실 따지고 보면 등장 인물들은 모드 마이크로필름이 들어 있는 나침반을 차지하려고 한다. 그 나침반은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약속의 땅 혹은 신세계를 향해 항로를 잡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범선 <산타 마리아>호를 상징하는 것이다. 또한 이 글 전편을 통하여 두 얼굴의 푸가가 연주되고 있다. 분명하고 강렬하면서도 불가해한 인물들. 여러 대의 기타를 위한 푸가 같은 리듬. 벨레토의 인물 중 어느 누구도 소설 전반에 걸쳐 있는 확실성의 땅과 꿈 같은 하늘 사이의 현기증 나는 왕복과 경악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는 서너 가지 단순한 화음을 중심으로 구성한 서술적 푸가처럼 읽히는 책이다. 그 서너 화음이 처음에는 그냥 서로 연관만 지어지다가, 그 다음에는 서로 어울리고, 그 다음에는 상호 교환된다. 그 다음에는 확대되고 마지막엔 해체되어, 결국은 순수하고 투명한 최후가 된다. 두 면모를 가진 얼굴과 불확실하고 위험한 인물은 소설의 곳곳에 나타난다. 한쪽 면은 폭력, 이해타산, 환상, 위선, 힘을 나타내고, 다른 면은 아름다움, 감동, 삶의 맛, 죽음의 느낌을 나타낸다. 얼굴들은 끊임없이 그리고 재빨리 움직이므로 그 진면목을 알아낼 수 없다. 새로 이사왔다는 이웃집 여자가 돌아섰다. 이번에는 움직임이 거리낌없어서 머리칼이 흩날렸다. 그녀가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스커트와 스웨터 차림이었다. 추운 듯이 팔짱을 낀 그녀는 몹시 우아했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어쩐지 뭔가 신경에 거슬리는 게 있었다······. 그게 무엇일까? 처음에는 뭔지 몰랐다. 그냥 비정상적이고 섬세한 뭔가가 있다는 것만은 알 것 같았다. 그러다가 퍼뜩 깨달았다······. 그녀의 얼굴, 그건 바로 그녀의 얼굴이었다! 부분적으로는 머리칼에 감추어져 있었지만 왼쪽 얼굴 전체가 달랐다. 오른쪽 얼굴과 달랐다. 눈이 아래쪽으로 약간 처져 있었고 좀 좁았으며, 입술은 더 얇고 비틀려 있었고 핏기도 좀 없었다. 뺨과 이마의 피부도 좀더 까무잡잡했고 꺼칠꺼칠했으며, 탄력도 적고 생기도 덜해 보였다. 사고를 당했거나, 아니면 태어나면서부터 기형인 것 같았다. 다니엘은 파리에 도착하기 1백 킬로미터 전부터 잠이 들었다. 잠든 그의 얼굴은 부드러워 보였고 아주 젊어 보였다. 이틀 전에 무기를 들고, 가죽 점퍼 차림에, 적을 불시에 덮치려고 농구화를 신고, 냉혹한 눈에, 행동이 정확하고 단호한, 나를 구해 주러 왔던 그 건장한 남자가 아니고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에드비쥬처럼, 아니 에드비쥬보다도 더, 다니엘은 각기 다른 두 인격을 표현하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인물들의 내면의 변화뿐 아니라 겉모습이 가지는 양면성까지도 혼돈의 땅과 순화된 하늘로 나뉜다. 이 어지러움 속에서 기적적으로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평정과 휴식의 순간이 존재한다고 벨레토는 암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사랑의 감동 속에서일 것이다. 특히 그것은 또한 손과 정신, 강렬한 감정과 예리한 지성의 완벽한 융합 속에서일 것이다. 즉 음악의 조화 속에서. 이 소설에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구석구석에 심겨 있는 유머와 익살이다. 나무 망치질을 하여 끝을 짜내는 콜게이트 치약 튜브에서부터 시작하여, 터퍼웨어, 커피, 클리넥스, 닳아빠진 걸레 이야기를 거쳐 필립 솔레르의 소설식으로 가득 찬 쓰레기통에 대한 단테풍의 묘사에 이르기까지, 돈키호테 식의 야단 법석에 대한 익살스러운 묘사가 꼭꼭 끼여든다. 이 소설 속에는 꼼꼼한 묘사와 불안한 분위기······상반되는 요소들이 오히려 조화롭게 뒤섞여 있다. 진실을 추구하는 어린애 같은 욕구와 사물의 표면에 나타나는 진실에 대한 관심.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 달콤한 칵테일에 취하여 좀 도취하는 기분이 들더라도 독자는 놀라지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