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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감성과 심오한 지성, 폴 오스터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은 미국 작가이다. 미국 문학에서의 사실주의적인 경향과 신비주의적인 전통을 모두 포용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기적과 상실, 고독과 열광의 이야기를 전광석화 같은 언어로 종횡 무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한 운명적인 만남과 그리고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탄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결합시켜 독자들을 있을 법하지 않게 뒤얽힌 우연의 연속으로 이끌어 간다.
이처럼 독자들을 우연과 운명이 조우하는 세계, 영혼의 고뇌가 깃든 신비스러운 여행길로 인도하는 오스터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문단, 특히 프랑스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현재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오스터의 작품으로는 1993년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수상한 『거대한 괴물』(1992) 외에 『뉴욕 3부작』(1989)과, 미국 예술원의 모톤 다우웬 자블 상 수상작인 『우연의 음악』(1990), 『공중 곡예사』(1994) 등이 있고 에세이집 『배고픔의 기술』, 시집 『실종』 등이 있다. 1947년생인 그는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기적과 상실, 고독과 열광의 이야기
마르코 스탠리 포그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사생아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죽은 뒤부터 빅터 외삼촌과 함께 살아 왔는데, 그러다 외삼촌마저 타지에서 죽고 나서는 스스로의 인생을 소진시키며 살기로 결심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 소비적인 실업자 생활을 계속한다. 인류가 달에 첫발을 내디딘 그 해 여름, 무기력하게 살던 아파트에서마저 쫓겨난 그는 공원에서 부랑자 노릇을 하며 살아 간다. 갈수록 몸이 쇠약해져 죽을 지경에 이르른 그가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있을 때 죽마고우인 짐머와 우연히 알게 된 키티 우라는 여자에게 발견되어 구출된다. 그는 짐머의 집에서 대충 몸을 추스린 뒤 병든 노인 토머스 에핑의 말벗으로 취직을 한다. 노인에게 책을 읽어 주고 산책을 시켜 주는 일이 그가 할 일이었는데, 나중에는 그의 자서전 쓰는 일을 맡게 된다. 노인이 들려 준 과거는 다음과 같았다.
그는 1916년 풍경화를 그리러 사막으로 떠났다가 행방 불명되어 사망 처리된 줄리언 바버라는 화가였다. 그는 사막을 여행하다가 사고로 동료와 안내자를 잃고 혼자서 사막을 헤매게 되었다. 며칠 동안 뜨거운 사막을 정처없이 헤매던 그는 한 동굴을 발견하고 들어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그 동굴의 주인을 묻어 주고 1년 가량 그곳에서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전주인을 죽인 무법자들이 찾아오자 그는 그들을 죽이고 그들의 돈을 가지고 이미 자신은 죽은 것으로 되어 있는 세상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그는 토머스 에핑으로 이름을 바꾸고 가지고 온 돈을 투자하여 큰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늘 사막에서의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밤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해 척추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그는 남은 인생을 휠체어에 의지하게 되었지만 이를 자신의 죄갚음으로 생각했다. 그 후 파리로 갔다가 2차대전이 발발하자 다시 뉴욕으로 들어와 살아온 것이었다.
토머스 에핑은 포그에게 이 자서전을 쓴 뒤 자기 아들에게 전해줄 것을 부탁한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사막에서 죽은 줄로만 알고 자라왔으며, 지금은 실력은 인정받지만 그다지 대접받지 못하는 역사학과 교수가 되어 있었다.
토머스 에핑이 죽은 뒤 포그는 그 자서전을 그의 아들에게 보내 주었고, 얼마 후 어마어마하게 비대하고 대머리인 그의 아들 솔로몬 바버를 만나게 된다. 솔로몬 바버는 부임 초기에 한 여학생과의 스캔들이 문제가 되어 지방의 작은 대학들을 전전하고 있는 교수였다. 솔로몬 바버는 웬지 포그에게 친밀하게 대해 주면서, 아버지가 사막으로 떠나 죽은 것으로 알고 자라온 자신의 과거와 정신병으로 시달리던 어머니, 그리고 심각한 비대증과 탈모로 우울증에 시달렸던 젊은 시절에 대해 얘기를 해준다. 그리고는 포그에게 아버지 줄리안 바버가 지냈던 사막의 동굴을 찾아 떠나자고 제안한다. 키티 우와 가슴 아픈 이별을 한 후 포그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 제의를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출발에 앞서 먼저 시카고에 있는 자신의 어머니와 외삼촌의 묘지를 들르자고 한다. 그들이 묘지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의 무덤에서 눈물을 흘리는 솔로몬 바버를 보고 포그는 그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게 되고 화가 나서 그를 몰아붙인다. 흐느껴 울던 솔로몬 바버는 뒷걸음질치다가 새로 파놓은 묘지 구덩이에 빠져 척추를 다치고 병원에서 죽게 된다. 그가 죽은 후 포그는 혼자서 사막의 동굴을 찾아 나서지만 그 자리는 호수가 되어 물에 잠겨 버렸음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이 받은 유산 전부가 들어 있는 차마저 도둑맞은 그는 허탈한 심정으로 계속 걸어서 사막을 건너가 결국은 해변에 이른다. 미국을 횡단한 뒤 바다에 이르러 그는 어둠 속에서 밤하늘로 솟아오르는 노랗고 둥근 보름달을 만난다.
현실과 비현실의 훌륭한 만남
『달의 궁전』은 자신의 삶을 극단으로 몰아감으로써 배우는 세 탐구자들의 초상화를 매혹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자신의 삶이 거의 다 사라질 때까지 계속 소진시키며 살아 가는 젊은이 마르코 스탠리 포그, 이미 한 번의 삶을 말살하고 자신을 재창조한 노인 토머스 에핑, 그리고 비대(肥大)해지면 비대해질수록 점점 더 작아져 가는 슬픈 운명의 중년 남자 솔로먼 바버. 그들 모두는 이지러졌다가 다시 차는 달처럼 슬픈 운명에 이끌려 퇴락의 길을 걸은 뒤 다시금 성장할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이 3대의 이야기가, 시간적으로는 20세기 초반에서부터 후반까지, 공간적으로는 혼잡한 도시에서부터 황량한 변경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을 가로질러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적절하게 넘나들며 진행되고 있다. 그때그때에 맞는 시간적 배경들과 허구적 인물들의 있을 법하지 않은 운명이 잘 맞춰진 톱니바퀴처럼 어울려 돌아가고 있다.
언론평
『달의 궁전』은 마음을 사로잡는 빛을 던진다. 폴 오스터는 이 소설로 더 높고 넓은 경지에 이르렀다. 『달의 궁전』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일들을 의미 심장하고 풍부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능력에 힘입더 궁극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그의 글은 밤 하늘을 채우는 달빛처럼 아름다우면서도 독자들을 끄는 힘이있다. －볼티모어 선
폴 오스터는 우리에게 놀라우리 만치 지성적인 탐험 여행을 제공한다.－프로비던스 선데이 저널
폴 오스터의 고도로 문학적인 이 소설은 저술 과정 그 자체를 탐구하며 허구와 실제 사이의 가장자리를 넘나든다. －퍼블리셔즈 위클리
『달의 궁전』은 삶의 현실과 비현실을 훌륭히 혼합했다. 폴 오스터는 주인공 포그가 맹인에게 사물을 보도록 시도하는 서술을 통하여 작가의 기법과 독자의 즐거움을 정의했다. 그것은 뛰어난 소설가들이 해야 할 일이며, 진정한 독자들이 추구하는 것인 동시에 훌륭한 예술 작품의 작은 일부분이다. －그랜드 래피즈 프레스
폴 오스터는 ?뉴욕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에서 동시에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에스콰이어
폴 오스터의 작품이 연이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적과 상실, 고독과 열광의 이야기에서 그는 전광석화 같은 언어로 종횡 무진한 스토리를 전개한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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