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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 선생』은 1981~82년에 쓰인 볼라뇨의 초기 작품으로 1994년 첫 출간 당시 스페인의 펠릭스 우라바옌 중편 소설상을 수상했다. 『팽 선생』은 전체주의 혹은 사회 전체의 그늘 아래 개인의 고독감과 존재 증명에의 욕구가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이야기 속으로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치밀한 내면 묘사가 압권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38년, 파리. 최면요법가인 팽 선생을 두 명의 스페인 남자가 쫓고 있다. 팽 선생이 얼마 전 페루에서 온 어느 시인을 치료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부터다. 시인의 이름은 세사르 바예호. 스페인 남자들은 팽 선생에게 돈까지 쥐여 주며 당장 치료를 그만두라고 협박한다. 한편 바예호는 알 수 없는 병에 멎지 않는 딸꾹질까지 겹쳐 죽어 가는 처지로, 의사들은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팽 선생은 점점 더 바예호의 치료에 집착하게 되고, 자꾸만 악몽을 꾸게 된다. 그리고 점차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이 작품은 최면과 꿈, 미로, 미행 등 미스터리적 요소를 통해 전체주의에 대해 우회적이고도 교묘한 방법으로 접근한다. 훗날 볼라뇨가 악의 본질과 기원을 파헤치려는 본격적인 시도를 했다면, 『팽 선생』에서는 악이 뒤덮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의 모습을 팽 선생이라는 반(半)허구, 반(半)실존 인물의 행적을 통해 비유적으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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